티비씨(TBC) 홍준표 관련주? 정치테마주 사도 되나?

TBC(TAEGU BROADCASTING CORPORATION) 주가가 뜬금없이 급등 중입니다. 티비씨는 1994년 설립된 대구, 경북 지역 민영방송으로 SBS와 제휴해서 운영하는 지역방송입니다. SBS와 지분관계는 없지만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SBS와의 제휴관계를 통해 편성되고 자체 제작/편성 비율은 30% 정도입니다.

 

대구뿐만 아니라 광주의 KBC, 대전의 TJB, 제주의 JIBS 등 총 9개의 지역민방이 SBS를 중심으로 제휴관계를 통해 민영방송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습니다. 방송사인 TBC 역시 MBC나 SBS와 마찬가지로 지상파 광고가 주된 수익입니다. 

 

TBC 주요매출현황 2021년1월1일 ~ 2021년6월30일 (단위:백만원)

 

다들 느끼고 있듯이 광고시장에서 지상파의 영향력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에 있어 뚜렷한 실적개선 모멘텀이 보이진 않는 상황입니다. 최근 몇 년간 매출은 연간 300억 후반에서 400억원 후반 수준이고 순이익은 30억~5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실적 역시 특별한 변동없이 매출 176억원에 영업이익 16억원, 순이익 19억원 수준으로 예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국민의 힘 홍준표 의원 관련주로 분류되면서 주가는 올 8월 643원에서 현재 2,850원 까지 크게 급등했습니다. 시장에서 홍준표 관련주로 언급되는 종목으로는 홈센타홀딩스, 경남스틸 등이 있는데 모두 최근 홍준표 의원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상승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티비씨의 주요 주주는 귀뚜라미이고 지분율은 33.8% 정도입니다. 설립당시 대구 지역 건설사 였던 청구가 최대 주주였으나 청구가 부도나면서 2003년 귀뚜라미 그룹 소유로 넘어왔습니다. 

 

 

귀뚜라미와 홍준표 의원간의 특별한 관계는 없는 듯하고 동사의 사외이사로 있는 영남대 교수인 배병일 교수가 과거 홍준표 의원이 대표 시절 공천관리위원으로 있었던 인연이 있었다고 합니다. 사외이사로 재직한 기간은 2020년 3월부터이고 과거부터 티비씨와 특별한 인연이 있어 보이진 않습니다. 아무래도 대구, 경북 민영방송이니 지역의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법대 교수님을 사외이사로 초빙한 듯싶습니다.

 

 

9월부터 홍준표 의원 지지율에 따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이면서 이와 관련해서 이미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을 공시한 적이 있습니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오늘자 시가총액은 2,850억원 까지 늘어나긴 했지만 재미없는 업종과 사업구조에 주목받는 기업도 아니었기에 커버하고 있는 증권사는 한 군데도 없습니다.

 

최근 1년 기준으로 보면 주가는 200% 이상 급등했고 PER은 전년도 실적 기준으로 70배, PBR은 2.4배를 넘는 수준입니다. 배당은 실적이 좋았던 2019년 16원을 제외하고는 매년 10원의 주당 배당금을 지급해왔습니다. 

 

 

당연하지만 현재의 실적이나 기업의 전망을 가지고 현재 주가를 설명할 길은 전혀 없습니다. 현재 주가를 움직이는 유일한 변수는 홍준표 의원 지지율과 국민의 힘 경선 결과입니다.

 

아마 오늘 티비씨를 매수한 투자자들 역시 홍준표 의원이 국힘 대선후보가 되고 설마 대통령이 된다 하더라도 티비씨 실적이 그로 인해 좋아질리는 없을 거란 걸 다들 알고 있을 거라고 봅니다. 다만 지금 당장은 대선 국면이고 후보들의 지지율이 관련주로 분류된 기업들의 주가에 즉각적인 반응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넓게 퍼져 있을 뿐입니다.

 

오늘 TBC 주식을 매수하신 분들은 내일 또 윤석렬이 자신의 바닥을 들어내 주기를 바라면서 결국 홍준표가 후보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주식을 매수했을 것입니다. 적어도 당분간은 홍준표와 티비씨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나름의 소신을 가지고 투자를 하셨을 터입니다. 

 

홍준표를 응원하는 티비씨 게시판

 

국민의 힘 후보가 누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사실 하나는 모든 선거 관련주는 선거가 끝나기 전에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국민의 힘 대선주자를 예측하는 것보다 후보와 관련주의 동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를 예측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습니다. 설령 홍준표가 내일 후보로 확정된다고 해서 티비씨 주가가 또 다시 오른다는 보장 역시 할 수 없습니다.

 

주식시장에 소중한 내 돈을 걸기에는 "홍준표 관련주"라는 근거와 기대는 너무도 빈약하고 볼 품이 없습니다. 

 

면면이.. 참..갑갑하다...